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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나는 ㅇㅇㅇ 농부입니다] 생산지 톡파원 3월 이야기

2024.03.26 (화)

조회수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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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 곡곡 #한살림생산지 소식을
생생하게 들려줄 📢
#생산지톡파원 을 소개합니다!

한살림 생산지엔 지금 어떤일이 있는지,
매월 소식을 전해 드릴거에요!
많은 기대 바라요🧡

3월의 주제 자기소개
[나는 ㅇㅇㅇ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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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계절이 행복한] 농부입니다🧡
충주공동체 최선아 생산자👩‍🌾

제가 키우는 사과는 사계절 모두 다른 일을 하는 과일이에요. 그래서 계절을 뚜렷하게 느끼며 일하는 편이에요. 꽃이 부풀어 터지듯 피어날 때, 아름다움을 아까워하며 꽃을 떼고 동글동글 귀여운 열매가 맺히는 계절엔, 가장 건강한 한 알을 두고 나머지를 솎아주어야 하죠.
발그레 익은 사과를 수확하는 보람을 맛보기도 하고요. 겨우내 휴면하는 사과나무 가지를 정리하고 저도 휴식기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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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농부입니다🧡
제주 대정공동체 윤민상 생산자👩‍🌾

바다 건너 제주로 귀농한 지 13년 차입니다. 감귤, 양배추, 비트, 콜라비, 단호박 농사를 짓습니다. 여행을 좋아해 틈만 나면 여행 갈 계획을 세웁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여행을 다니는데 혼자서도 좋고, 여러 사람과 함께 가는 여행도 좋아합니다. 농사가 바쁠 땐 책이나 음악으로 여행을 떠나고 영화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오름이나 올레길을 따라 산책하는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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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기로운] 농부입니다🧡
괴산감물흙사랑공동체 이승희 생산자👩‍🌾

시골 전원생활에 로망을 갖고 귀농한, 5년 차 부부 농부입니다. 농사, 솔직히 많이 힘들어요. 체력뿐 아니라 취미였던 화장과 네일케어는 밭에 나간 지 10분 만에 포기하게 되고요. 풀을 뽑다 보면 옷이 더러워지는 건 신경 쓸 수 없더라고요. 주머니 속 흙 털어내며 현타가 옵니다. 그렇다고 후회하느냐? 그건 아니에요. 앞으로도 아니고 싶어요. 짧은 시간 만난 많은 인연이 그걸 가능케 합니다. 그 인연을 원동력 삼아 올해 봄 농사 활기차게, 슬기롭게 이겨나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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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인듯, 농부아닌, 농부같은] 농부입니다🧡
서천손뼉공동체 이수진 생산자👩‍🌾

산속 다랭이 밭에서 블루베리와 허브를 조금씩 키우고 있어요. 밭에서 키우는 것도 좋아하지만, 사람 손길 없이도 자라는 풀이나 나무나 꽃도 아주 좋아해요. 제 품 안에 밭은 멋지고 반짝이진 않지만, 그 안에 수많은 동물과 식물을 포용하는 곳이에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두릅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야생 산딸기, 개복숭아, 진달래와 섞여 자라는 두릅을 수확해 보는 거라, 많은 분이 맛볼 순 없어요. 매장에서 제가 키운 두릅을 발견하신다면 영화 속 ‘웡카의 골든 티켓’을 찾았구나! 하고 생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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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암귀리부인이자, 바보] 농부입니다🧡
영암달마을공동체 박정윤 생산자👩‍🌾

저는 영암 황토밭에서 쌀귀리를 재배하는데, 주변에서 저보고 바보 멍청이래요.
농약하고 비료 뿌리고 여름에도 농작물을 심으면 지금보다 몇 배 많은 돈을 벌 텐데, 고생을 사서 한다고요. 맞아요. 저는 고집이 아주 센 바보입니다. 부모님의 관행 권유도 뿌리치고 친환경만 합니다. 혼자였다면 흔들렸을 거예요. 하지만, 한살림을 알게 되고 한살림에서 저보다 더 고집 센 분들을 보고 힘을 냅니다. 돈을 더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부는 환경을, 먹는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먹거리,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재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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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기농을 고집하는] 농부입니다🧡
영광이음공동체 이창수 생산자👩‍🌾

유기농을 고집하며, 감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유기 농사는 손이 많이 가서 힘들지만, 건강한 먹거리를 재배한다는 생각 하나로 고집스럽게 유기농 재배를 이어가고 있어요. 요즘은 봄 감자를 준비하느라 꽤 분주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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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살림 조합원과 가까워지고 싶은] 농부입니다🧡
상주햇살아래공동체 강미령 생산자👩‍🌾

‘한살림 생산자’는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예요. 과일이 조금 못생겼어도 예쁘게 봐주고 ‘씨’ 있는 샤인머스켓의 진가를 알아주는 멋진 조합원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주었으니까요. 요즘,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특별한 공간을 준비 중이에요. 조합원 여러분과 직접 만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거로 생각하니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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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흙에 경험을 심어 가꾸는] 농부입니다🧡
서천손뼉공동체 김옥진 생산자👩‍🌾

농사짓겠다고 아버지 고향 서천으로 온 지 어느덧 두 해가 훌쩍 지나갔어요. 돈 되는 작물, 유행하는 작물, 여기저기 제 귀를 팔랑이게 하는 유혹이 많았지만, 올해는 꼭 내 계획을 이뤄보리라 마음먹고 완두콩을 심었습니다. 아직 초보 농부인지라, 씨앗을 심어 작물로 결과물을 낸다기보단, ‘경험’이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어보려고 해요. 젊은 사람 혼자 농사를 짓는다고 하니, 마을 분들이 늘 걱정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세요. 경험이라는 씨앗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달라고 저희 마을 분들께 누가 대신 말씀 좀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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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사만으로 먹고 살고 싶은] 농부입니다🧡
서천손뼉공동체 배정은 생산자👩‍🌾

짝꿍과 함께 집도 땅도 없는 충남 서천군으로 이사왔습니다. 낯설고 거친 농사일에 지쳐 도망가고 싶었던 적도 많았는데, 성장하며 잘 버티고 있음에 뿌듯합니다. 불로소득을 바라는 시대에,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유행하는 일을 상상하곤 합니다. 그 흐름 속에서 농촌과 한살림 농사의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날이 올 때까지, 미운 잡초를 엮어 꽃다발을 만드는 낭만을 잃지 않고 농사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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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와인 만드는] 농부입니다
거창산하늘공동체 정규송 생산자

경남 거창에서 부모님과 함께 포도 농사를 짓고 있어요. 농사지은 포도는 물품으로 공급하고 일부는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유기농이 건강한 농산물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구와 땅을 살리는 목적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가치’라는 것이 사라진 시대, 인생은 ‘한 방’ 인생 ‘뭐’ 있냐며 냉소하는 시대에 유기농업이라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한 일이라 생각해요. 더 많은 조합원이 농장에 찾아와 마음을 나누고 가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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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은 조력자가 되고픈] 농부입니다🧡
고성공룡나라공동체 김은주 생산자👩‍🌾

노오란 민들레 홀씨 옷을 입고 아장일 때 우리의 인연은 시작돼요. 철부지 귀여운 병아리를 보고 있으면 가끔 반짝거리는 눈동자에 홀려, 쉼 없이 삐약대는 옹알이가 '엄마'라 들리기도 하고 고약한 똥 냄새가 그저 고소하기만 해요. 더 단단하고 따뜻한 깃털이 나올 때까지 옥이야 금이야 7일 꼬박 밤새워 돌봐주면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어요. 솜털이 삐죽삐죽 빠지면서 사춘기 소년 콧수염 나듯 짙은 깃털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앙상하던 닭발이 어느 순간 티라노사우루스 발 같아 보일 때쯤부터 항생제 없이 여러 질병과 맞서 싸울 수 있게 여러 차례 예방접종을 해줘요. 알을 낳기 전까지 스트레스 없는 공간에서 충분한 햇볕, 신선한 공기를 만끽하며 성장 촉진제 도움 없이 150여 일 동안 느리지만 건강한 암탉의 모습을 만들어가요. 좋은 환경이라 사료만 잘 주면 당연히 건강한 닭이 되는 줄 알았어요. 직접 키워보니 닭들이 원하는 행복한 조건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껴요. 그래서 저는 닭들이 살아가는 동안 건강한 유정란을 행복 속에서 낳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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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웰니스에 기여하고 싶은] 농부입니다🧡
괴산감물흙사랑공동체 김지영 생산자👩‍🌾

세 남매의 엄마, 다섯 살 어린 농부 남편의 아내, 유기농 노지 채소의 육묘를 담당하고 있는 귀농 9년 차 유기 농부입니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감자와 옥수수를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귀농 전에는 누구보다도 유기농에 진심인 소비자였는데, 한살림 생산자가 되고 나서야 진정한 유기농의 의미를 체득했어요. 유기농은 땅과 자연,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걸요. 그 이어짐의 작은 주체인 농부라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농부의 건강이 작물의 건강이고 곧 도시 소비자들의 건강이기 때문에, 저는 생산자이자 여전히 한살림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내가 기른 채소가 다른 누군가의 식탁에도 오른다고 생각하면 그분들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드리는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하고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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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봄이 오면 힘이 솟는] 농부입니다🧡
장수구량천공동체 권성현 생산자👩‍🌾

겨우 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봄만 되면 되살아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생기는 불안과 걱정이 봄에는 무한긍정의 맘으로 잠시 사그러들어요.
쉬었던 몸을 다시 움직이면 며칠 힘들지만, 퇴비를 내고 로터리를 치며 밭을 만들다 보면, 힘이 샘솟습니다. 찬 바람을 뚫고 올라오는 갖가지 초록이처럼 농부의 몸과 마음도 봄과 닮아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