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2022년 쌀 적체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한살림 쌀 이용을 위해 담당실무자, 생산자, 소비자가 지난 11월 2일에 함께 모였습니다. 이날 한살림 <물품 이야기 마당 “쌀”>은 한살림TV 유튜브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한살림 농축산본부 농산1팀에서 주곡을 담당하시는 노재경 실무자가 시작했습니다. 소비하는 실무자로서 한살림 쌀의 생산과 소비 현황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9월, 10월에 수확하는 쌀은 이듬해 햅쌀이 나올 때까지 소비하는, 소비 기간이 긴 작물인 특성상 2021년산 적체물량 이월과 소비 추이를 감안할 때 2023년에는 소비계획량의 감소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현재 2021년산의 재고가 766톤이며 가공용으로 이월될 것이지만 2022년산 벼 또한 400톤 정도의 적체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한살림 쌀이 부침 없이 소비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아울러 쌀의 생산량과 더불어 품질 개선을 통한 한살림 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하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밥을 하기도 하고 그 밥을 같이 먹으면서 종종 쌀을 재배하는 한살림 생산자들의 노고와 정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해주신다는, 한살림 백미 8kg 애용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꼭지는 ‘소비하는 생산자’로서 전 춘향골공동체 대표, 현재 남농영농조합의 대표이자 7년 차 생산자이신 박종구 생산자님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종구 대표님께서는 현재 생산하고 계신 쌀의 품종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전북 지역은 6월 이후에는 밥맛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진 ‘신동진’이라는 품종을 대체하기 위하여 ‘새청무’라는 품종을 시범 재배했습니다. 2021년에는 생산자 연합회에 ‘진상’품종 시범 재배를 제안하셔서 전북 지역에서는 90톤가량을 생산하셨다고 합니다. ‘진상’품종은 찹쌀 성분이 포함되어 찰기가 있고 대체로 찰기가 있는 벼는 무거워서 태풍에도 잘 쓰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몇 년 전 농산물 위원회에서 진행한 평가에서 좋은 평을 들었던지라 앞으로 출시될 쌀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식혜를 위한 가공용 쌀로써 ‘스위트드림’이라는 품종을 시범 재배 중이시라는데, 쌀인데도 2브릭스(brix)의 당도가 난다고 합니다. 향이 흡사 누룽지 같은 구수한 냄새가 난다는 ‘향철아’품종의 맛도 하니 궁금했습니다. 무엇보다 쌀의 품종이 이렇게 많고 특징도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된 시간이었습니다. 한살림을 하면 쌀 품종 몇 가지 정도는 말할 줄 알고 도정 산지도 한두 군데는 다녀와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생소하나의 측면으로써 소비하는 생산자로 적극적인 물품 소비를 위해 한살림 물품 공동구매와 더불어 세대별로 쌀 의무 소비를 실천하셨다고 합니다. 앞서 발언하신 노재경 실무자께서도 실무자 또한 쌀소비를 위한 약정량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쌀소비를 위한 전 조직의 노력을 들으니 소비자로서 쌀을 좀 더 소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 더, 현재 남농의 자회사에서 식혜가 출시되고 있는데 이 식혜 제조를 위한 청소를 할 때는 인위적인 화학품으로 하지 않고 주정으로 청소한다고 하시네요. 생산자분들도 애용하시는 물품이자 여름 내내 갈증 해소를 위해 마셨던 식혜가 이렇게 관리되어 나온 것이라니 왠지 사계절 내내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꼭지는 ‘소비하는 소비자’로서 경기동부의 한남이님이 한살림에서 단순한 물품이 아닌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걱정과 쌀 소비 패턴의 변화를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말씀해 주셨습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주문으로 인한 간편식의 선호도 증가,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같은 사회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러 매체를 통하여 ‘저탄고지’열풍과 함께 쌀의 섭취가 건강에 부정적인 것처럼 알려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셨죠. 쌀 전분이 밀 전분에 비하여 소화 흡수가 느려 급격한 혈당 변화를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건식을 하시는 분들은 쌀에 포함된 라이신이라는 영양 성분이 육류에선 섭취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는 점 등 깨알 같은 정보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쌀 소비가 힘들면 다양한 쌀 가공품을 이용함으로써 쌀 소비에 힘을 보탤 수 있고 지역 활동 안에서 돌봄이나 결식아동 지원을 급식이나 쌀 가공품, 도시락 같은 다양한 방법의 쌀 지원을 제안하셨습니다.
물품 이야기 마당 “쌀”은 발언해주신 세 분과 함께 생소하나의 의미를 담은 구호를 외치면서 마무리했습니다. 한살림 농산에서 시작해 이제는 없는 물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쌀은 한살림의 출발이었고 또한 그 생명의 정신을 응축시켜 놓은 물품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쌀의 소비와 더불어 쌀을 이용한 가공품의 개발에도 신경 쓴 덕분에 즉석밥, 곡물 플레이크, 떡, 조청, 올리고당, 미르 같은 여러 쌀 가공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나 봅니다. 부끄럽게도 여태 쌀 가공품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쌀 소비에 대해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었고 더불어 여러 쌀 가공품을 이용해보고 주위에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측하기 힘든 기후 변화 속에서 점점 힘들어지는 농업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합원으로서 한살림 쌀의 가치를 알리고 하나 된 생산과 소비를 위하여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