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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2기 한살림 돌봄학교를 마치며

2022.11.09 (수)

조회수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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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번째 한살림돌봄학교는 9월 23일부터 10월 28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한살림연합 돌봄회의 주관으로 총 5회 교육을 진행하였으며 30명이 무사히 수료했습니다. '한살림돌봄운동의 길을 나서다'라는 주제로 돌봄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지역사회에서 펼칠 수 있는 활동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2기 돌봄학교를 수료한 분들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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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살림 돌봄학교 진행 모습
<함께돌봄, 함께해요. 돌봄학교를 마치며 돌봄이야기>
글 제공=이아름(경기남부)

한살림 경기남부에서 마을모임, 소모임, 운영위원, 위원회 활동은 즐겁고 재밌다. 항상 물품이야기와 생산자님 소식이 반갑고 소통하는 역할로 조합원과 만남은 언제나 흥미롭고 살아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나에게 한살림에서 돌봄은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활동 중 하나였다. 그러다 항상 새로운 활동으로 마을모임을 잘 꾸리던 마을지기님이 그만두신다는 소식을 들었고, 아쉬운 마음으로 마을지기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역 내 봉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하, 한살림 안에서도 지역과 연계된 돌봄활동을 하면 많은 영향력으로 다양한 가치를 전달 할 수 있겠다 순간 생각이 들었고,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공유부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단단해진 마을모임은 지역 내 독거어르신께 건강한 먹거리를 전하고, 재능기부를 통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돌봄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돌봄학교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건 꼭 들어야 해 하는 마음으로 수업을 듣기 시작하였다.

수업은 작가님부터 교수님 강의까지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깊고 진한 진지한 내용까지 색다르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라 지루한 틈이 없었다. 마치 공부하는 학생들같이 진지한 시간에 임하게 되었다. 모둠 활동은 다른 지역 분들과 고민을 서로 주고받고 소통하는 자리여서 무엇보다 가치 있고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짧은 경력자로서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그저 돌봄은 내가 주는 것만이 이뤄지는 활동이라 생각하는 봉사의 느낌이 많았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그것만이 돌봄이 아니다. 한살림 안에서는 다양한 삶에서 느껴지는 돌봄부터 가치실현을 하는 활동까지 존재한다는 것을 크게 알게 되었다. 특히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형태로 사람과 사람 안에서 주고받는 돌봄도 할 수 있겠구나하며 많이 느꼈다. 지역 내 활동으로 이끌어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고, 가까운 미래에 실천하고 싶은 돌봄 형태도 꿈꿔보는 시간도 되었다.

구체적인 돌봄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은 나에겐 아직은 없다. 하지만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돌보고 함께 한다면 생각했던 형태로 이뤄질 것 같아 “함께돌봄”을 함께 한다면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지역대표로 사례 발표하는 날까지 나의 돌봄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한살림이 돌봄? 이 아니라 한살림이라 돌봄!>
글 제공=김성연(한살림원주)

처음 돌봄학교에 대한 강의 수강 제안을 받았을 때, ‘돌봄’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론 당장 우리의 삶과 밀접해 있는 중요한 문제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의 삶에 있어 우리가 인식해야 할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살고 싶지 않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사명감이 나에겐 늘 내재해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평소 기후위기, 친환경, 채식, 환경운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살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래서 ‘한살림’이라는 공동체에 들어오게 된 것도...

돌봄에서의 첫 강의는 돌봄에 대한 가장 1차적인 이해를 돕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해 이상으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시간이었다. 이 시대 우리가 몰랐던 ‘영케어러’라고 불리는 청년 돌봄자의 삶을 들여다보며, 여러 이유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이 시대 노인과 아픈 부모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과연 이것이 개인과 그 가정에서만의 문제일 것인가? 사회가 함께해야 할 문제인가? 라는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갑작스런 쓰러짐과 동시에 뇌출혈로 병원에 누워계셨던 어머니께 간병인을 채용하여 보살필 수밖에 없었던 30대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며 이젠 내겐 직접 부양해야 할 부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게 남의 이야기일까.. 다시금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원주에서도 의료사협(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행하고 있는 왕진이나 방문간호서비스 등으로 의미 있는 사명을 감당하는 의료진분들, 주민이 주민을 돌보는 ‘건강반장(주민참여형돌봄)’의 활동 등의 돌봄을 행하는 모습들을 접하며 이미 돌봄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함께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살림은 먹거리 운동이 근간이 되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니 곰곰 이까지 생각해보지 않아도 이것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운동이었고 함께 살아가자는 운동이었다. 돌봄학교를 한 주 한 주 수강해가면서 한살림=돌봄(?)에 대한 흐릿한 목표 지점이 또렷함을 넘어 명확한 의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던 한살림 초창기 시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이미 현대는 너무나 자본주의적 세상으로 나아가 생명살림에 가장 중요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부재한 시대가 되어버린 이유에서이다. 한살림이 돌봄운동에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당위성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중요하고 대단한 일을 한살림이 깊이 있게 나아가려고 하다니.. 라는 생각에 뿌듯함과 위대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한살림이 있어 감사하다’라고 마음속으로 늘 외치던 나에게 또 다른 감사의 이유가 추가되었다. 그런 점에서 돌봄학교를 마치고 내게 남겨졌던 중요한 생각은.. 2강 때 들었던, “돌봄은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서로서로 돌보는 ‘나눔의 돌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 돌봄을 위해서는 자녀양육을 맡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내 삶을 돌아볼 때,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사랑해주지 못하면 자녀도 잘 돌볼 수가 없구나~란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돌보고 이웃을 돌보는 데는 내가 온전히 바로 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나 자신의 돌봄을 제대로 한 뒤에야 남을 돌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건 평생의 일이 될 것이기에 자기 사랑을 바탕으로 하되 남을 돌보는 그 과정을 통해 내 상처나 결핍이 돌아봐지고 채워지는 일도 일어나겠다고 생각한다. 다정함의 과학(켈리하딩 저/더퀘스트) 이라는 책을 보면 친밀한 유대감, 친절, 신뢰, 공감 안에 우리의 건강과 행복의 비밀이 담겨있다고 한다. 물질적(먹거리 돌봄, 주거돌봄 등), 경제적(의료돌봄 등) 돌봄도 꼭 필요하지만 우리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건네는 애정 어린 말과 배려 속에 담긴 정서적 돌봄으로도 우리네 생명 살림의 시작에 보탬이 되는 행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앞으로는 「한살림이 돌봄? 이 아니라 한살림이라 돌봄!」 이란 구호를 외치며 돌봄학교 2기 소감문을 마무리하여 본다.
<돌봄은 모두에게 필요한 일>
글 제공=강효민(한살림대전)

2019년 활동담당자 연수에서 고양파주의 돌봄기금 리플렛을 보고, 한살림의 ‘돌봄’을 처음 접했다. 돌봄에 대해 어깨너머로 들을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아직 ‘돌봄’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거나, 들어보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돌봄학교 2기에 참여해보라는 제안을 받고, 5주간의 짧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돌봄학교를 수료하고 나면 돌봄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신청했다.
돌봄학교는 줌 온라인에서 1시간 반 정도의 강의를 듣고, 모둠을 나누어 이야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전에 이야기 나눌 내용들은 단톡방을 통해 공지 받아 미리 고민해보고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강의도 좋았지만, 모둠활동에서 강의로 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모둠원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참 좋았다.

돌봄학교를 여는 첫 시간이었던 조기현 작가의 강의는 인상적으로 남았다. 조기현 작가는 20살 때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영 케어러’로서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했다. 돌봄의 주체가 된 경험을 바탕으로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출간했고, 비슷한 경험을 한 청년들을 만나 <새파란 돌봄>을 엮어냈다. 처음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부터 최근까지 쉬지 않고 ‘아버지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자기 삶을 살아갈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돌봄이 가지는 공적인 가치에 대해 어떤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지를 말하며 ‘돌봄 시민’의 개념을 중요하게 다뤘다. 가족이기 때문에 부모를 돌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사회적 약자에게 응답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시민으로서 돌봄을 공적인 가치로 인정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영 케어러’와 ‘돌봄 시민’의 개념을 처음 접하고, 돌봄이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돌봄은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며, 우리 사회 전 영역을 포괄하는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돌보지 않으면 사회가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경험했다. 작가는 그동안 그림자 노동의 영역에서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던 돌봄 영역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돌봄 사회로 가는 대안으로 ‘돌봄 수당’이나 ‘함께 돌봄 책임제’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었으며, 최근에 펼치고 있는 ‘돌봄시민 프로젝트’와 같은 시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돌봄 영역에 관해 이야기 나눌 때, 가족책임에 대해 말할 때는 언어가 풍부하고 다양해지지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때는 부족해진다는 것을 예로 들며 돌봄이 개인의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징과 언어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살림에 어떤 돌봄을 바라느냐는 질문에, 한살림에서 시도하고 있는 돌봄 활동들이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로 더 많이 공개되면 좋겠다고 답변해주었다.

이어지는 다른 강의에서도 다양한 돌봄 사례와 돌봄 현장에 대한 이야기, 현재의 돌봄 현실, 그리고 한살림에서 돌봄을 고민하기 시작하고 실천해온 내용들에 대해 배우면서 ‘한살림에서 돌봄을 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한살림에서 돌봄을 한다면 지역과 함께 해야 한다는 데서 많이 공감했다.
이미 한살림돌봄 활동을 시작한 지역의 사례를 들으면서 돌봄기금 마련과 같은, 실제로 돌봄을 펼쳐 나갈 때 직면할 수 있는 재정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돌봄 활동을 시도하고 제안해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최근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인데, 앞으로 직면하게 될 많은 어려움을 서로 돌봄을 고민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대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각 지역에서 돌봄 활동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