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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혼자가 아니기에 힘을 내보려고요

2022.10.12 (수)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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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달마을공동체 박다니엘 생산자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 영암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박다니엘입니다. 어릴 적부터 벼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을 돕다가, 5년 전 즈음 고향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농부로서의 삶을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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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지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벼를 재배해온, 전라남도로부터 유기농생태마을로 지정된 곳입니다. 도시 생활자로 지낼 당시 여동생과 아내가 한살림을 이용하는 조합원이었는데, 이후 고향으로 내려와 한살림 공동체가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생산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공동체 활동을 해오면서 회원들과 함께 농자재를 만들어 사용해 생산비를 줄이고, 일 년에 두 차례 필지를 점검해 재배관리와 농사법을 교류하는 등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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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운영 꽃씨를 뿌린 풍경
벼농사는 보통 4월부터 볍씨를 준비해 5월에 못자리를 하고 6월 초 모를 논에 옮겨 심습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9~10월에는 바야흐로 수확을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벼농사는 모내기와 수확시기에 일손이 집중되지만, 친환경 유기재배에서는 수확 직전까지 손수 풀과 피를 뽑으며 쉼 없이 논을 돌보는 정성이 무척 중요합니다. 또 거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땅 힘을 기르기 위해 수확이 끝나면 곧바로 자운영 꽃씨를 뿌려 겨우내 자라게 한 다음 이듬해 꽃과 흙을 갈아엎어 천연비료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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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모내기철 광주 조합원님들이 공동체를 찾아와 점심을 준비해주시며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죠. 생산자와 구매자라는 단순한 관계가 아닌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며 함께 하는 ‘상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농촌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 기후 변화로 농사짓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에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올해 작황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수확량은 조금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로 벼농사에 다양한 고비를 맞곤 했는데 올해는 쌀값마저 폭락하면서 추수하는 마음이 내내 무겁습니다. 기후 위기와 농업 정책을 감안해 본다면 갈수록 농사를 짓는 일은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바른 길’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과 함께하기에 앞으로도 농사를 이어갈 용기를 내어봅니다. 올 한해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