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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진정한 자기 행복을 알아차리는 수업

2022.07.28 (목)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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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술 프로그램 진행 모습
한살림충주제천 제천지역회의는 돌봄사업 일환으로 ‘노인미술프로그램’을 ‘감성인지미술’ 단체와 함께 7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4회차로 제천활동공간동행에서 진행하였습니다. 70세 이상 조합원들과 함께 미술을 매개로 회상, 치유, 놀이하면서 진정한 자기 행복을 찾고 알아차리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잠시 프로그램 속 어르신들의 행복한 시간을 나누려 합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언제였는지 여쭈니 손자가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을 때, 아침에 일어나면서 살아있음을 확인할 때, 이렇게 미술 프로그램하고 집에 가면 남편이 요리해놓고 기다릴 때, 그런데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또 당구도 배우고 춤도 배우며 하고 싶은 거 하며 사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사실 손자가 잘될 때는 잠깐 행복하지만, 나의 행복이 최고라고 살짝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종이 팽이를 만들었는데 만다라에 색칠하면서 무념무상을 경험하고 동그랗게 오려 종이 팽이 위에 붙이고 팽그르르 팽이를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색칠하면서 조심스러워하시더니 팽이를 돌려보니 색이 섞이면서 신비한 색깔로 보이니 신기해하시며 또 색칠하면서 창작품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분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인미술프로그램은 미술 활동을 통해 노인 조합원들의 살아온 삶을 회상하면서 정신적인 치유를 도모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우리에겐 그간 쌓아온 삶의 지혜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장경아 한살림충주제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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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만다라 그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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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린 팽이를 돌리는 모습
▶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종분 조합원님의 참여 후기를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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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에서 전화가 왔다. 노인미술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좀 우울해서 어떤 것인지 모르면서 전화 온 것이 고마워서 가겠노라고 했다. 첫날! 전 생애에 가장 기뻤던 날을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했다. 기뻤던 날은 많지만, 문득 떠오르는 것이 어느 여름날 밤 청천강 강변에서 남편과 밤늦도록 가곡을 불러대던 순간이 떠올랐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
그림을 그리는 내내 그날이 그려져서 행복했고 더욱 선명하게 그날의 즐겁던 순간을 머리에 담을 수 있었다. ‘아~ 이래서 선생님이 즐거웠던 순간을 그리라고 하는구나!’ 느끼면서 발표하니, 마치 그날이 다시 온 듯 설레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말할 수 없이 친절했고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 주었다. 생각해 보니 ‘내게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던 것을 미처 몰랐었구나.’ 하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7월 16일은 가장 슬프고 힘들었던 날을 항아리에 그려 넣고 찢어 버리라고 했다. 일찍 부모님과 남편을 사별한 슬픔도 컸지만, 왠지 그날은 젊은이들이 모르는 625사변 때의 아픈 사연을 담아 산산조각 내어 찢어 버리고 싶었다. 언니와 단둘이 피난 가면서 고생하던 사연과 전쟁의 아픔을 알리고 싶어 자세히 이야기 했고 열심히 들어 주던 세분 선생님들의 눈동자를 보면서 더욱 신나게 리얼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아픈 상처를 시원스럽게 내뱉으며 말하는 순간 마치 선생님들이 곪은 상처를 치유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들은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는 625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인 듯 열심히 들어 주셨다. 그 동안 가슴에 응어리진 625전쟁의 상처를 항아리에 그려 넣고 산산조각을 내었다. 후련하고 또 전쟁의 아픔을 후손들에게 알려준 듯한 사명감도 있었다.
어느 땐 끔찍한 전쟁 이야기를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던 때도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흥미롭게 진지하게 들어 주기 내 사명을 다한 듯 가슴이 후련했다.
집에 와 생각하니 세분의 선생님이 흥미 없는 내 이야기를 그렇게도 열중이 들어 준 것은 13살 소녀가 가슴에 응어리로 품었던 전쟁의 상처를 풀어주기 위함이었던 교육의 목적이었구나 생각하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토요일 교육이 끝난 일주일 내내 살아오면서 행복한 날들을 꺼내어 곱씹어 보면서 행복했고, 마음의 변화가 온 것은 어눌한 노인들을 열심히 가르쳐주고 흥미 없는 이야기를 들어준 선생님 덕분이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각처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여 국가에서 염려하는 노인 우울증이나 치매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특히 차편이 불편하다고 왕복 태워주신 담당 선생님께 크게 감사를 드립니다.

7월 22일 저녁
지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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