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한살림] 소상공인 조합원 가게를 알려드려요
주소 서울 노원구 광운로 53
전화번호 070-7585-7991
인스타그램 @jigurang_shop
우리 동네에도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큰길에서 약간 비낀 작은 골목길에 있는 ‘지구랑가게’는 김한샘 조합원이 지난해 6월 문을 연 ‘제로웨이스트’ 가게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생활에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원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생활습관을 일컫는 말로, 지구랑가게는 친환경 제품과 함께 세제를 소분해 판매하는 한편 자원순환활동도 펼치고 있다.
2016년부터 면생리대를 사용하며 쓰레기를 조금씩 줄여왔다는 김한샘 조합원이 제로웨이스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2019년 둘째아이를 출산하면서부터다. “환경적인 이유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천기저귀를 쓰기 시작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죠. 너무 인상적이었고 저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생활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어요.”
2020년부터 각지에 생기기 시작한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방문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김한샘 조합원은 한편으론 안타까움도 컸다고 한다. 가게들이 다들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너무 좋은데 멀어서 찾아가기가 힘든 거예요. 그래서 가까이 생기면 좋겠다, 나라에서 이런 거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우리 동네에 누가 하나 만들었으면 하고 계속 기다렸는데 안 생기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마음에 ‘내가 차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제가 자영업을 무서워하고 주식도 안 하는 성향인데 어떻게 덥석 하게 됐어요. 남편이 망해도 괜찮다고 하는 말에 격려를 받았죠. 이게 나쁜 일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젊을 때 모험 한번 해보자 싶었어요. ‘우리 동네에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 이 생각 하나로 시작한 거예요. 저처럼 이런 곳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요.”
플라스틱 없는 제품 판매하고
우유갑/멸균팩되살림 함께해요
김한샘 조합원은 자신이 써본 제품 중에 추천할 만한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인기 있는 품목은 대나무칫솔, 천연수세미, 설거지비누. “제로웨이스트에 입문하는 분들한테 추천하기에도 좋은 것들이에요.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사용하는 데 큰 차이가 없으면서 환경에 덜 해로운 것들이죠.” 김한샘 조합원이 하나 더 추천하는 건 린스바. “액체 샴푸에서 샴푸바로 바로 넘어오는 건 좀 힘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린스바를 먼저 경험해보면 샴푸바로 넘어 오기 쉬울 것 같아요.” 한살림에서 공급하는 면생리대와 주방고체비누도 김한샘 조합원이 추천하는 제로웨이스트 물품이다.
↑ 용기를 가져와서 담아가는 방식으로 각종 세제를 소분해서 판매한다
↑ 제로웨이스트를 알리기 좋은 욕실선물세트와 주방선물세트
지구랑가게에서 제품 판매만큼, 오히려 제품 판매보다 더 활발한 건 자원순환활동이다. 투명페트병, 크레파스, 이어폰, 충전선 등을 모아서 재활용하는데 특히 우유갑/멸균팩은 한살림에서 무상 지원받은 우유갑수거함에 모은다. “한살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고 제가 직접 신청해서 받았어요. 여러 사람이 모은 종이팩으로 제가 포인트를 받는 게 내키지 않아서 우유갑은 주민센터에 가져가서 휴지로 받은 뒤 바로 기부해요.” 투명하게 운영하고 싶은 마음에 매달 인스타그램에 자원순환활동 보고도 한다.
제대로 된 종이팩 재활용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멸.종.위기(멸균팩과 종이팩의 위기탈출) 캠페인도 함께하고 있다. 한살림도 동참하고 있는 이 캠페인은 전국 제로웨이스트 가게 연대모임 ‘도모도모’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공동주택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설치 의무화, 지자체 재활용 선별장 내 종이팩 의무 선별지침 마련 등을 요구한다.
우유갑/멸균팩되살림운동을 함께하면서 놀라운 경험도 많이 했다는 김한샘 조합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어떤 분은 매일 우유갑을 갖다 주세요. 카페 사장님이 우유갑 모으는 걸 장려하지도 않고 쉬는 시간을 주는 것도 아닌데, 짬짬이 우유갑을 자르고 씻고 말려서 가져온다는 거예요. 아무런 대가 없이도 그렇게 하는 분들을 보면 너무 신기하고 가게를 하는 보람을 느껴요.” 덕분에 김한샘 조합원 역시 모은 자원을 사비로 발송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모으고 보내는 데 드는 수고가 만만치 않은 자원순환활동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버려지는 쓰레기 자체를 줄이고 자원을 아끼는 것. “자원을 모아서 가져오시는 것도 물론 감사하지만 제일 좋은 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되도록 만들지 않는 거라는 걸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한살림 우유갑수거함 앞에 선 김한샘 조합원
↑ "자원순환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은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우리 같이 즐겁게 친환경생활해요
시작할 때부터 제로웨이스트 가게로 수익을 많이 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김한샘 조합원. “현실적으로는 월세 내기도 빠듯하지만 공익사업처럼 여기며 하고 있어요. 그래도 ‘너무 기다렸다, 차려줘서 고맙다, 오래오래 해달라’고 하면서 오는 분들이 계셔서 격려를 많이 받아요.” 특히 지구랑가게를 통해 제로웨이스트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는 어르신들에게서 많은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세제를 소분해 갈 용기를 가지고 오시는 것 같은 작은 변화들이 이 일을 계속 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김한샘 조합원에게 나누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완벽하려고 하면 자책하고, 또 남을 평가하게 되잖아요. ‘나는 이만큼 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러냐’ 선을 긋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쉽고 즐겁게 한 개씩 바꿔보고 이왕이면 친환경적인 물건을 사는 거죠. 저는 정말 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즐거우면 좋겠거든요. 우리 같이 즐겁게 친환경생활을 하면 좋겠어요.”
↓↓멸.종.위기(멸균팩과 종이팩의 위기탈출) 캠페인 참여하기
https://campaigns.kr/campaigns/558
↓↓멸.종.위기(멸균팩과 종이팩의 위기탈출) 참여공간 보기
https://bit.ly/3tqIIQ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