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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우리는 석유 대신 왕겨로 벼를 말립니다

2022.01.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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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완선 푸른들영농조합법인 생산자
저는 1995년부터 한살림 생산자로 활동해왔고, 현재는 충남 아산에 있는 한살림 가공생산지인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이하 ‘푸른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푸른들은 논농사, 밭농사, 축산이 결합된 지역 생태순환농업을 만들기 위해 2000년 한살림아산연합회 생산자들이 설립하여 현재 친환경 벼 건조장과 도정공장, 식품가공공장, 유기한우농장,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푸른들의 자랑은 벼를 건조할 때 석유 대신 왕겨를 쓴다는 점입니다. 쌀이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사용되는 에너지의 약 51%가 벼를 건조하는 과정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까요? 일반적으로 벼를 건조할 때 석유를 연료로 쓰는데, 석유 1ℓ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2.5kgCO2나 되거든요. 하지만 왕겨를 쓰면 상대적으로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푸른들은 2012년 왕겨 건조기를 도입하여 2020년부터 100% 왕겨 건조기로 벼를 말리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왕겨로 벼를 건조하는 곳은 푸른들을 포함해 두 군데밖에 없다고 해 더욱 자부심을 느낍니다. 또 왕겨를 태우고 남은 재는 친환경농업 토양을 개량하는 데 활용함으로써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생태순환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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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 건조기
올해 도정공장에서는 쌀 품질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비해 나쁘지 않았던 날씨 덕분에 벼가 실하게 익어 제현율(벼 도정 시 현미가 나오는 비율)은 좀 좋아졌거든요. 여기에 더해 싸라기를 잘 골라내고 완전미(깨지지 않고 온전히 쌀알 모양을 갖춘 쌀) 비율을 높이면 친환경인데다가 밥맛까지 좋은 쌀을 공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밥할 때 쌀이 물을 일정하게 흡수해야 밥맛이 좋다고 하는데, 깨진 쌀은 물을 한꺼번에 흡수하기 때문에 밥맛이 떨어지는 거거든요. 이를 위해 선별기를 확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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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 도정기
푸른들은 한살림 쌀의 2/3가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조합원에게 좋은 쌀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우리 생산자들이 1년 동안 정성껏 농사지은 벼를 잘 가공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살림 쌀은 먹는 것만으로도 기후위기 대응에 일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합원님 모두 그 점을 꼭 기억하시고 한살림 쌀을 기쁘게 맛있게 드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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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완선 생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