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과 유기농밀로 빵 굽는 동네 수제빵집
빵을 진짜 좋아한다는 최지해 조합원이 운영하는 ‘밀집’은 설탕, 버터, 달걀, 우유를 넣지 않고 천연발효종으로 느리게 구운 빵을 내놓는다. “6년 전쯤에 ‘깜빠뉴’라는 빵을 알게 됐어요. 밀가루와 물로만 만드는데 별 오묘한 맛이 다 나는 거예요. 그게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하면 그걸 만들 수 있을까 하다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 우연히 가게 됐어요. 생각보다 우리밀로 빵을 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나도 한번 해보자 하고 집에서 조금씩 하다가 1년 전 가게를 차리게 됐죠.”
쫄깃하고 촉촉한 빵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주재료인 밀가루는 우리밀과 터키산 유기농밀을 섞어 쓴다. “빵 반죽이 되게 예민하거든요.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밀가루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빵이 돼요. 우리밀의 풍미를 살리면서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었죠.”
비교적 덜 예민한 스콘이나 일부 빵은 국산 현미와 앉은키밀 같은 토종밀도 쓰고 레몬, 토마토, 기장 등 국산으로 구할 수 있는 부재료는 모두 한살림과 다른 생협에서 구입한다. 한살림 실무자로도 일했던 최지해 조합원은 그 이유를 ‘의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살림 생산지를 많이 다녔거든요. 물품 생산과정과 생산자님들의 노고를 잘 알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써요. 또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것보다 우리나라 농가에서 오는 게 더 신선할 수밖에 없죠. 신선한 재료로 갓 만든 음식이 좋다는 건 상식이니까요.” 작은 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표 메뉴는 바게트와 곡물깜빠뉴. 부재료 없이 단순하게 만든 빵을 각자 기호에 따라 버터를 바르거나 꿀을 뿌리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먹기를 추천한다. 손님들이 ‘이렇게 먹으니까 맛있더라’며 자기만의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동네 가게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최지해 조합원은 밀집이 빵을 매개로 이웃과 관계를 맺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물 마시고 싶으면 잠깐 와서 한 잔 마시고 모임도 하는 그런 곳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이제 단골도 제법 생겼거든요. 이웃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잘 자리 잡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