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강낭콩’으로도 부르는 울타리콩을 생산하고 있어요. 충남 예산이 우리나라 콩 주산지거든요. 봄가을 두 번 심어 기르는데 고온에 약한 작물이라 늦더위가 심했던 올해는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절반도 안 될 정도로 작황이 안 좋아요. 9월에 꽃이 피고 수정이 이루어져서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날이 너무 뜨겁다 보니 꽃이 다 떨어졌어요. 타격이 너무 커서 내년에는 생산면적을 반으로 줄여야 할 정도입니다.
올해로 귀농한 지 8년차인데 최근 2~3년 동안 기후위기를 엄청나게 느끼고 있어요. 비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안 오다가 한번 오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퍼붓는 등 날씨가 너무 극단적이죠. 이런 이상기후를 이겨내려면 시설도 정비해야 하고 여러 가지 투자가 필요한데 농민이 스스로 해결하기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농산물 생산량이 최소 20%씩은 다 줄었어요. 이렇게 되면 가격은 더 비싸지죠.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이런 문제가 더 커질 텐데 농민뿐만 아니라 도시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지자체와 정부에서 농업과 농촌을 많이 지원하면 좋겠어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역의 마음 맞는 청년 농민들과 서로 의지하며 친환경농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니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