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1월호(649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던 9월 초, 한살림광주 농산물위원회는 한살림광주 지역물품으로 건고추와 고춧가루를 공급하는 영광 이음공동체 최보영 생산자님 댁으로 생산지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산지에서는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지라 새벽 5시 날이 밝아올 때부터 벌레 떼와 전쟁을 치르며 한 고랑 한 고랑 홍고추를 따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8월경 전남 담양에서 홍고추 따기 일손돕기를 할 때 오전 7시부터 한 시간을 작업하고 나니 땀이 비 오듯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애틋한 마음에 고생하신 두 손을 꼭 잡아 드리려 하니 손이 거칠다고 살짝 미소 지으시네요.
설날 전후로 파종해서 4월 중순 밭에 정식한 고추는 8월부터 일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서너 번 수확하고 9월부터는 보름 간격으로 서너 번 더 수확한다고 합니다. 꼭지를 제거하며 딴 고추는 깨끗하게 세척하여 건조기에서 55℃ 이하 저온으로 사나흘 동안 서서히 말린 뒤 포장하여 내는데 생산자님 말로는 “조합원에게 시집을 보낸다”고 하네요. 생산지를 다녀 보니 한여름 땡볕에서 고추를 수확하는 일은 정말로 힘들더라고요. 생산자님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소비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음으로 친환경 농사 30년 외길을 지켜간다는 생산자님의 농사철학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올해 김장할 때는 고춧가루 생산자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요즘, 생산자님들의 변함없는 정성으로 채워져 가는 우리 밥상을 바라보며 한살림 생산자와 조합원이 늘 함께이기를 소망합니다.
글·사진 이미원 한살림광주 농산물위원장
(위 사진)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살피는 최보영 생산자
(아래 사진) 일일이 손으로 따야만 하는 고추 수확. 서툰 손길이나마 보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