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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먹거리 돌봄과 지속가능한 농업 우리가 지켜요

2021.09.2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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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그동안 잊고 있던 우리의 소중한 가치들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농업과 먹거리가 대표적입니다. 전례 없는 위기를 거치며 식량자급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차별 없는 이용이 우리 삶의 기본이 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급속한 성장과 팽창, 경쟁의 흐름에서 한 걸음 비껴나 ‘정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소중한 움직임입니다. 달라진 인식의 수준만큼 정부 정책도 뒷받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어린이와 임산부, 취약계층을 위한 먹거리 3대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방자체단체들과 협력하여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해왔던 3대 사업의 2022년 예산을 예산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절차적 요건을 이유로 전액 삭감하여 국회에 제출한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삭감된 먹거리 사업 예산

먼저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초등 돌봄교실에 제공하던 빵, 과자 등 밀가루 위주의 간식을 신선한 제철 과일간식으로 교체하는 사업입니다. 식습관 개선으로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국산 과일 소비 확대를 통해 농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고자 2018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올해는 7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초등 돌봄교실 아동 24만 명에게 컵 과일 형태로 연 30회 제공하고 있는데, 조사 결과 과일간식을 먹는 학생(85%)과 학부모(91%)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에 예산을 증액, 총 74만 명에게 과일간식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음으로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은 취약계층에게 국산 채소, 육류, 과일, 우유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전자카드 형태의 농식품 바우처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먹거리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먹거리 접근성을 높여 영양을 개선하고 우리 농산물의 소비기반을 넓히는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올해에는 2만 8,000가구에 월 4만 8,000원씩 12개월 동안 지원 중입니다.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에 대한 분석 결과 아침 식사율, 식사 규칙성 등 식생활이 개선되었음은 물론, 의료비 절감과 국산 농산물 촉진 등의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은 임산부에게 연간 48만 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를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2019년 예산 편성 과정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국민참여 예산제도 중 가장 높은 호응을 받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8만 명의 임산부가 월 4만 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였고 호응도가 높아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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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먹거리 위해 목소리 모아요

먹거리 3대 사업은 어린이, 임산부, 취약계층 등을 위한 공공성이 높은 사업입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고용불안, 소득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고, 미래세대의 건강을 지키며, 나아가 국내 농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실제 이용자의 만족도와 지속 이용 의사가 높은 사업으로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점 등은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차차 보완해가면 될 일입니다.

공공성과 효과성이 높은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입니다. 이런 점에서 절차적, 형식적 요건을 이유로 공공성과 현장 호응도가 높은 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국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 시범사업을 지속하도록 하고, 내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3년부터는 본 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먹거리 기본권과 지속가능한 농업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목소리를 모아 10월 말부터 진행될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회를 설득하고 움직이게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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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밥이 되는 마음으로 함께해요

한살림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밥상살림을 통해 농업살림과 생명살림을 실천해 온 한살림은 ‘세상의 밥이 되는 한살림’을 미래 비전으로 세우고 우리 이웃과 사회를 향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밥운동의 사회화 차원에서 한살림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에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살림은 서울과 경기지역 3만 1,000여 임산부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를 공급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4,300여 명이 늘어난 것으로 이용을 원하는 임산부가 늘어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예산을 마련,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를 추가 지원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 한살림이 정성껏 마련한 친환경 농산물꾸러미를 임산부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한살림 조합원과 생산자가 마음을 모으고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과 연대하여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 유권자로서 엄중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합니다. 한살림도 밥상살림·농업살림·생명살림의 마음을 담아 먹거리 3대 사업의 지속을 위해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