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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우유갑을 되살리는 허아람 조합원

2021.05.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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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행동 실천하는 한살림 사람들③
우유갑을 되살리는 허아람 한살림경기남부 조합원

허아람 조합원은 동네 카페에서 나오는 우유갑을 모아 되살림하고 있습니다. 이웃들과 순번을 정해 두 곳의 카페에서 매일 30여 개의 우유갑을 모아 근처 한살림 매장에 가져다줍니다. 40m 길이 두루마리 화장지 3개로 되살릴 수 있는 양입니다. 동네에서 이웃들과 함께 펼치는 허아람 조합원의 기후행동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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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갑걷깅을 시작하다
커피숍에서 매일 나오는 우유갑의 양이 상당하더라고요. 자주 가는 커피숍 두 곳에 한살림 우유갑되살림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더니 흔쾌히 모아두겠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건네받은 우유갑을 집으로 가져와 펼쳐서 씻은 후 잘 말려두었다가 산책 삼아 매장까지 걸어가 가져다주는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름도 ‘우유갑걷깅’으로 붙여봤고요. 올 3월, 마음이 맞는 3명의 이웃들과 시작해 현재는 5명이서 담당 요일을 정해서 우유갑을 수거하고 있어요.
우유갑 반납을 통해 받은 살림포인트는 조합원 한 명의 이름으로 적립해두고 그 포인트만큼의 금액을 환경을 위한 다른 활동을 위해 쓰기로 하였지요. 지금까지 6,000원 정도의 포인트가 쌓였는데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사서 ‘쓰레기줍깅’을 하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에요.
마음 맞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환경모임
우유갑걷깅을 함께하고 있는 이웃들은 과천에서 만든 ‘지구별살림모임’이라는 환경모임원들이자 한살림 조합원들이에요. 지구별살림모임은 대안학교 재직시설 만난 동료교사들과 학부모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학부모들로 구성되었는데 2018년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7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한살림경기서남부의 ‘자주공부모임’으로 등록해 지원을 받아 운영해보기도 했지요. 한살림에서 나오는 연합 소식지와 지역 소식지를 열심히 보는 편이거든요. 자주공부모임이라는 제도가 있는 것도 소식지를 통해 알게 되었었어요. 자주공부모임으로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임원이 느는 계기와 함께 활력이 되었지요. 현재 의왕으로 이사 온 후로도 모임은 계속 이어나가고 있어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대안학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학생들과 헌옷을 잘라 방석을 만드는 등의 업사이클링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눈을 떴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본격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그즈음 바다거북이의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영상을 보았는데, 충격이었어요. 거북이의 얼굴과 아이의 얼굴이 겹쳐보였거든요. 마침 육아휴직 중이었던지라 환경을 위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로 결심했죠. 그렇게 당시의 동료교사들과 ‘바다생각’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thinkbada__ )을 운영하게 됐어요.
바다생각은 모임이라기 보단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활동과 생각을 담는 플랫폼이에요. 정기적인 모임이나 활동을 따로 하진 않지만, 가끔 제로웨이스트 물품을 만들어 ‘소소시장’ 같은 작은 장터에서 판매하기도 하고 동네서점인 ‘여우책방’과 협업해 환경 다큐 ‘알바트로스’ 공동 상영회를 열기도 했지요. 2019년에는 ‘한살림 포장재 어택’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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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오늘의 어택(Attack)
한살림 물품의 가치에 공감하고 애용하지만, 포장재가 늘 마음에 걸렸어요. 포장쓰레기를 원치 않아 재래시장에서 먹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한살림 물품을 계속 이용하고 싶었거든요. 자원순환을 위한 한살림의 노력을 알기에 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동시에 제안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살림 물품을 이용하고 난 후 생긴 포장재를 모아 편지와 함께 한살림연합 사무국으로 보냈습니다. 한살림 실무자님으로부터 답변을 받았지만 마음이 홀가분해지진 않더라고요. 포장재 개선을 어렵게 하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에요. 저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늘은 그냥 시켜 먹자, 멀리 가지 말고 가까운데서 장보자 하는 식으로 의지가 무너질 때가 있지요. 무심코 장을 봐도 어디서든 알맹이만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정부와 기업이 더욱 고민해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변화할 수 있도록 뜻을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모여 이번에는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포장재어택을 진행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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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저의 실천들은 내 아이와 공유하고 싶은 삶의 방식이기도 해요. 그래서 ‘매장에 갈 거니까 비닐봉투를 쓰지 않도록 장바구니를 챙기자’, ‘이건 포장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나오면 사면 안 될 것 같아’ 하며 아이에게 행동의 이유와 방법을 이야기해요. 아이가 삶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커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물론 그래도 하나만 먹고 싶다는 아이의 간곡한 바람을 매번 모른 체 할 수 없어 타협을 보는 때도 많지만요. 하하. 차곡차곡 아이와 함께하는 경험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