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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생산자님과 함께 봄나물 캐던 날

2021.04.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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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매장에서 온 ‘봄나물 캐기 참가자 모집’ 문자를 보고는 어릴 적 엄마 따라다니며 찔레순 먹고 나물 캐던 봄날이 떠올라 신청했습니다. 3월 30일 아침 일찍 모여 체온을 재고 소독을 꼼꼼히 마친 후 소수의 인원이 차에 올랐습니다. 1시간 30분 남짓 지나 아산연합회 송악지회에 도착했습니다.
안복규 생산자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나물 캐러 논길로 향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제 눈에는 쑥 말고는 모두 잡풀인 것만 같은데 생산자님은 어쩜 그리 잘 아실까요. “이건 냉이고, 이건 달래예요. 여기 씀바귀가 있네요. 이건 고들빼기구요...” 하며 척척 안내해 주셨습니다. 모두 한살림에서 공급받아 먹어본 것들인데 들판에 난 것을 보니 23년차 주부인데도 영 모르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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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캐는 재미에 허리와 종아리가 저릴 즈음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생산자님이 정성껏 기른 유기농 채소들로 차린 귀한 밥상을 대접받았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조심스레 한 입 먹었는데, 감탄사가 절로 날 만큼 맛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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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난 후 생산자님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한살림 안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떤 관계를 맺고 책임을 가져야 하는지, 유기농사를 통한 마을과의 협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농촌의 미래까지 뜻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리 확고한 철학과 자부심을 갖고 농사짓는 생산자님들이 있기에 건강하고 맛있는 채소들을 만날 수 있구나’라고 새삼 느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생산지에서 캐 온 냉이, 쑥, 돌미나리 등을 다듬고 있는 저에게 남편이 “오늘 정말 즐거웠나보네” 합니다. 제가 계속 미소 짓고 있었대요. 쑥국을 끓이는데 그 향이 얼마나 좋던지요.

글·사진 안순애 한살림서울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