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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달콤하게 구운 과자로 사람과 사람을 잇습니다

2021.03.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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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4월호(643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공간은 사람을 닮는다’는 말처럼, 〈고은솔〉과 이곳을 운영하는 고이나 조합원은 닮았다. 따사로운 조명과 갓 구운 과자 냄새가 어우러진 포근포근한 분위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븐 아래 놓인 우리밀가루 포대, 개수대 위의 주방용물비누와 주방용살균수, 계산대 한편에 놓인 도서출판한살림의 책들과 한살림 달력까지. 고은솔은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이를 오롯이 한살림 물품만으로 키워낸 오랜 조합원이자, 블로그 등 SNS에서 적극적으로 한살림을 알려온 온라인명예활동단인 고이나 조합원다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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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먹는 것을 같이 먹고 싶대요”

고은솔은 2019년 12월 30일 문을 열었다. 오래도록 전업주부로 살던 그가 이 어려운 시국에 자영업자로 뛰어든, 그것도 이미 과포화 시장이라고 알려진 베이커리 가게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베이킹은 20대 중반부터 했어요. 친구들에게 빵과 과자를 구워주고 싶어서 재료를 직접 사서 만들어봤죠. 너무 달다 싶으면 설탕을 줄이고 내가 원하는 재료를 넣어보기도 하며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다보니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먹을거리에 민감한 아이를 위해 끼니는 물론 간식까지 한살림 식재료로 직접 요리하다 보니 만들 수 있는 종류도, 맛의 깊이도 더해졌다. 아이 식단을 틈틈이 올리던 블로그는 한살림 조합원들로 성황을 이루었고, 그렇게 만난 이들이 새로운 시작을 촉발했다. “블로그를 찾아준 엄마들이 우리 아이가 먹는 것을 자기 아이에게도 먹이고 싶다며 개업을 참 많이 권유했어요. 한살림 물품을 더 많이 이용함으로써 한살림 생산지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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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재료로 만들어 종이포장합니다

원가절감이 필수인 자영업, 특히 재료비 비중이 높은 베이커리에서 한살림 식재료를 쓰기란 쉽지 않다. 시중의 제빵 전용 강력분이나 제과 전용 박력분에 비해 한살림 흰밀가루는 5~6배 더 비싸다. 부재료도 마찬가지다. 한살림에서는 한 알에 400원씩 하는 유정란이지만, 시중 베이커리업체에서 쓰는 껍질 깐 가공용 란은 50원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고은솔은 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물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내 아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한살림을 찾았듯이, 고은솔을 찾는 이들을 위해 한살림 재료를 쓰는 게 당연하죠. 초콜릿이나 버터처럼 한살림에 나오지 않는 것을 빼고는 대부분 한살림 물품을 써요. 거의 매일 장을 봐서 되도록 신선한 재료로 만들고 있고요.”

고은솔의 특별한 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는 것. 코로나19 이후로 택배를 보낼 때는 어쩔 수 없이 위생 비닐을 이용하지만 그외에는 종이포장을 고수한다. “한살림 소식지를 통해 포장의 환경성을 많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나 하나의 작은 실천이지만 이것들이 모이면 지구에 도움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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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고은솔은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웠을 때도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에 후원하는 일은 잊지 않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하는 코로나19 대응활동에 기부하고, 수해 긴급 구호에 동참하고, 비닐하우스촌 연탄봉사 정기후원에 나서는 등. “돈을 많이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 더 많은 곳과 나누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 바로 동참했어요. 제 가게를 시작한 이후, 이제 온전히 제 수입으로 나눌 수 있어서 더 기분 좋아요.”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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