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0월호(63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이재근 함평 천지공동체 생산자
저는 함평에서 15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조생벼는 9월 중순에 수확하는데요, 올해는 긴 장마와 태풍에 수확 일정이 조금 늦어져 햅쌀 공급도 평년보다는 늦었지요.
약정량이 14톤인데 정확히 7톤 수확했어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수확량은 반토막이 난 거죠. ‘좌우지간 올해는 최악’이라는 말이 절로 나더군요. 약속한 만큼 생산하지 못해서 생산자로서 아쉬움이 크기도 하고요.
벼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꽃이 피며 수분을 하는데 이때 해가 충분히 비춰야 해요. 올해 같은 상황에서는 수분이 되지 못하고 떨어진 꽃이 많네요. 가까스로 이삭이 팬 벼도 태풍에 쓰러지고, 물에 잠겨서 억지로 수확을 했습니다.
하늘의 뜻이니 아쉬운 마음 뒤로 하고 다시 힘내서 가야죠. 아무쪼록 내년에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