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영역 바로가기 컨텐츠 영역 바로가기 하단 영역 바로가기
  1. 한살림이야기

우리보리살림에 한 걸음 보탭니다

2019.04.29 (월)

조회수
1,617
공유하기
1
한살림에 무항생제 육계를 공급하던 다섯 농가는 2019년 2월부터 닭에게 먹이던 사료를 무항생제에서 우리보리살림사료로 전환했다. 한살림 육계 전체 농가가 사료를 바꿔 사료 이용량을 확보해 한살림 가치에 맞는 사료를 만들어가고, 수입에 의존하던 사료의 국산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합원은 그만큼 안정적으로 우리보리살림닭을 이용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 농지를 확장하는 데 한 걸음 기여하게 된다. 우리보리살림닭을 기르는 유양우 생산자를 만났다.
2
2003년 전국을 강타한 AI(조류인플루엔자)

전국적으로 AI가 처음으로 발병한 2003년 3월 11일, 유양우 생산자가 닭을 기르기 시작한 지 불과 1년이 지났을 때였다. 전국적으로 닭을 기르던 농가가 모두 난리를 겪었고, 유양우 생산자 역시 거래하던 업체가 부도나서 대금을 받지 못했다. 그 다음해엔 대장균이 돌았다. 닭을 키우는 노하우가 없어 항생제로 대장균을 잡았다. 그 다음해에 다시 대장균이 돌았고, 또 항생제를 먹였다. 몇 번을 반복하자 더 이상 항생제가 듣지 않았다. 항생제 없이 닭을 기를 순 없을까 고민하다 2005년 한살림을 만났다. 농약과 항생제 없이 땅을 일구고 생명을 기르는 한살림 농사가 좋아 함께했다.

“근데 막상 항생제를 끊으려니 불안해서 잠이 안 오대요. 자연농법으로 키운다는 농가를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배웠어요. 닭에게 좋다는 풀, 어성초, 쑥, 마늘 등을 먹이고요. 안 해본 게 없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 이후부터 항생제 없이도 닭이 잘 자라더라고요.”


국산 사료자급률 높이는 우리보리살림사료

닭에게 먹이는 사료는 단순히 닭의 뼈와 살을 채워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사료를 구성하는 곡물이 어디서 나고 자라는지도 중요하다. 국내 현실상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땅에서 키우는 작물을 먹인다면 그만큼 우리 농지를 살릴 수 있고, 사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사료자급률과 바로 연결된다.

유양우 생산자는 2016년부터 우리보리살림사료 시범 사육에 참여해 사료에 옥수수 함량을 줄이고, 보리를 더 채웠다. 다행히 닭들이 잘 먹어줬지만, 옥수수 함유량이 많은 이전 사료를 먹일 때보다 자라는 속도는 조금 더뎠다. 옥수수나 보리나 단백질 함량은 비슷한데 사료로 먹일 때는 조금 달랐다.

“2016년에 시범적으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먹였는데, 잘 정착되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사료 회사도 물량이 적으니 우리보리살림사료 생산을 꺼렸고 비용도 높았어요. 농가에서는 닭을 더 오래 길러야 하니 부담이 컸고요. 오래 기른다는 건 그만큼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거든요.”

그럼에도 국산 사료자급률을 높이고, 보리 농지를 넓히기 위해 한살림 육계 생산자들은 2019년 2월부터 보리 사료를 먹이기로 마음을 모았다.

조합원들은 5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우리보리살림닭을 이용할 수 있다. 기르던 닭의 사료를 바꾸고, 자급률을 높이는 건 생산자의 결심과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에 맞춰 소비까지 이뤄질 때 우리보리 농사가 더욱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 우리땅과 생산자와 나아가 이 땅에서 살아갈 미래 세대를 지키는 일, 우리보리살림닭을 이용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