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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첫 마음을 되살려 밥이 되겠습니다

2019.03.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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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조합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인사를 드립니다.
대표 선출을 위해 이력서를 보내고 총회를 준비하는 동안 한살림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한살림 조합원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다시금 돌이켜 보았습니다. 또, 조합원의 대표는 어떠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분이 고마운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처음 한살림을 시작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공동체에서 함께 아이를 기르고 먹을거리를 나누던 참 즐거운 시절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몇 안 되던 물품 하나 하나가 반갑고 소중했고, 물품에 담긴 생산자님의 열정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웃에 한살림을 소개할 때마다 뿌듯하고 얼마나 신이 났던지요.
직장생활을 하던 탓에 마을모임과 소식지를 통해서만 한살림에 대한 목마름을 달래다 자원활동가가 되며 여러 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점점 어깨가 무거워지고 고민도 늘어났습니다. 농사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농업정책, 철을 잊은 식습관, 재앙처럼 다가오는 기후변화 등으로 생산지의 어려움은 커져만 갑니다. 변해가는 도시살림 역시 우리 마음을 두렵고 각박하게 만들어 이웃과 주변을 돌아보기 힘들게 합니다.
많은 분이 한살림은 첫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한살림의 첫 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분에게 한살림의 첫 마음은 어떤 것이었나요?
2019년 한살림연합 대의원총회에서 사업 목표이자 슬로건으로 ‘세상의 밥이 되는 한살림’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밥이 되고자 하는 마음과 실천이 한살림을 시작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밥은 소화가 되어 생명을 살립니다. 참 거룩한 일을 해내고도 더럽고 냄새나는 똥이 됩니다. 하지만 그 똥은 꽃과 함께 별이 됩니다. 한살림의 첫 마음은 밥이 되려는 마음과 기꺼이 더럽고 냄새나는 똥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헌신과 결단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지금, 우리는 첫 마음을 되살리면 어떨까요. 생산지에서 더욱 기본을 지키며 생산하는 일, 소비지에서 불편을 감수하며 내 건강뿐 아니라 누군가의 삶까지도 챙기며 소비하는 일 모두가 첫 마음을 되살리는 길입니다. 첫 마음의 기운으로 한살림이 하나 되기를 바랍니다.
2019년 ‘다시 밥’ 운동을 시작하며 내 안에 첫 마음을 발견하고, 배려하고, 먼저 섬기려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머무르는 어느 곳이든 웃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조완석 한살림연합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