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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한살림답게 청소하는 법

2019.02.25 (월)

조회수
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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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방법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손쉽게 청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율적이고 편리한 청소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청소가 가진 진짜 의미를 점차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청소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살림 조합원이라면 청소도 다르게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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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로 대표되는 다목적 고농축 청소세제는 찌든 때를 빠르게 지워주고(세척), 하얗게 만들어주며(표백), 곰팡이도 없애주니(살균) 꼭 필요한 존재인 듯 보이지만 대부분 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량 흡입하면 기도 화상,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비롯해 구역질과 두통을 유발하는 프포필렌글리콜, 내분비교란과 피부병을 유발하는 석유계 계면활성제 등이 사용 후에도 한참 동안 해당 공간에 남아 악영향을 끼칩니다.

묵은 때는 힘주어 여러 번 문지르면 대부분 닦입니다. 전통 방식대로 식초나 쌀뜨물을 이용해도 좋고,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세제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시간과 수고를 조금만 더 들이면 가능한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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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질오염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생활하수입니다. 특히 청소세제는 잘 분해되지 않아 중금속 등의 유독성분이 물에 그대로 남게됩니다. 이는 수생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하고, 산소공급을 차단해 물이 지닌 자정능력을 떨어뜨리며, 하천의 부영양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수질오염은 자연히 그 물이 흐르는 땅의 오염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청소를 위해 간편히 쓰고 버려지는 물티슈, 고무장갑 등도 썩지 않아 오래도록 땅을 오염시키고 태우는 과정에서 공기를 더럽힙니다.

반면, 우리 몸을 생각하는 청소 방식이라면 대부분 자연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청소할 때 쓰인 허드렛물을 모아 재사용하는 등의 생활실천이 더해진다면 우리가 있는 공간이 깨끗해지는 만큼 자연도 함께 웃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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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히고 어지럽혀진 공간은 그곳을 가장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청소하는 것이 마땅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용하는 사람과 청소하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내가 쓰는 공간을 진짜 내 공간으로 만드는 데는 청소만한 것이 없습니다. 쓸고 닦으며 공간을 가깝게 접하고 그곳을 익숙하고 친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청소입니다.

함께 쓰는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지럽게 놓인 물건을 정리하고, 빗자루로 쓸고, 물걸레질하고, 재활용쓰레기를 모으는 등 각자 역할을 맡아 함께 청소하다보면 어느새 ‘우리’가 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귀찮은 일이기만 했던 청소가 어느새 우리를 ‘같은 공간을 더불어 쓰는 공동체’로 묶어주는 고마운 일로 변하는 작은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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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꺼내보지 않은 책, 유행이 지난 옷, 잘 쓰지 않는 가구 등 지금 당장 필요치 않지만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운 물건들이 우리에겐 아주 많습니다.

그것들을 가지고만 있거나 바로 버리지 말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면 어떨까요. 꼭 지인이 아니어도 시민단체나 공공기관에 전달해도 좋습니다.

한살림도 매년 옷되살림운동을 통해 지구 반대편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짓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움켜쥔 손을 펴고 그 안의 것을 나눌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청소는 바로 그러한 일을 하는 지름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