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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살림이야기

한 해의 시작과 끝을 한살림과 함께

2019.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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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관광이 아닌 ‘살기 위해’ 제주를 찾고 있는 요즘, 이사하면 매장과 마을모임부터 찾는다는 한살림 조합원답게 서귀포마을모임에도 가지각색의 배경을 지닌 조합원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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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지기인 황지현 조합원도 2017년 12월 제주로 터전을 옮긴 이주민입니다. “서귀포 쪽에는 육지에서 온 분들이 비교적 많아요. 마을모임에도 이주민이 대부분이죠. 이주한 분들이 여기도 나의 집이고, 또 다른 가족이 있다고 느낄 수 있길 바라요.”

마을모임을 하며 이주민이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2012년 7년간의 호주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들어와 울산, 부천을 거쳐 지금 제주까지, 그 또한 오랜 시간 이주민이었기 때문입니다. “전 제주에 올 때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호주에서 살았을 때 언어는 달라도 사람들 간에 주고받는 따뜻한 정은 같았거든요. 게다가 제주에는 한살림도 있잖아요.” 이주민이었던 자신이 가장 먼저 찾고, 자신을 가장 반갑게 맞아준 것이 한살림이었기에, 마을모임이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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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마을모임은 동흥매장 근처에 거주하는 10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황지현 조합원이 모임지기가 된 건 2018년 2월. 기존에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같이 밥을 해 먹는 ‘밥상나눔’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요리하랴, 아이들 돌보랴 조합원들과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점이 아쉬워 밥상나눔은 조금씩 음식을 가져오는 포트락방식으로 바꾸고 독서, 그림그리기, 화분심기 등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하며 가족공동체 중심으로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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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밥상나눔과 별도로 ‘생각나눔’을 더했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따로 만나 사회적 이슈나 한살림 사상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최근에는 한살림연수원에서 발행한 <한살림운동의 이해> 책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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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엔 서귀포마을모임의 송년모임이 열렸습니다. 마을모임의 최미정 조합원이 사서로 있는 예촌작은도서관에서 이상분 조합원의 펠트공예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동지를 맞아 팥죽을 비롯해 케이크, 샌드위치 등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우쿠렐레 연주도 함께 들었습니다. 이번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마니또! 5천 원 안에서 선물을 하나씩 준비하고, 한 해 동안 수고했다는 격려와 응원 메시지를 담은 카드도 나눴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김정미 조합원은 “아이들은 책도 보고 어른들은 서로 둘러앉아 마음을 나누고. 큰돈 들이는 럭셔리 파티가 아니어도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라고 말합니다.

“한 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으니, 진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을모임은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것이라는 황지현 조합원. 공동체 의식이 점점 약해지는 시대에, 이주민을 따뜻하게 품고 밥상과 생각을 나누는 서귀포마을모임을 보며 참된 공동체의 모습을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