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던 9월 어느 날, 한살림경기남부 농산물분과원 28명은 ‘생산자 만남의 날’을 맞이하여 괴산 눈비산마을과 우리씨앗농장에 다녀왔습니다.
버스는 큰 길에 세워두고 좁은 길을 걷는데 곁을 스쳐 지나가는 길 풍경이 어찌나 정겹고 예쁜지, 아이들처럼 신이 나 폴짝폴짝 올라갔습니다.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며 도착한 눈비산마을에서 조희부 생산자님이 맞아주셨습니다. 농장 곳곳을 소개하며 풀과 나무의 이름까지 알려주시니 함께 간 아이들에게 저절로 생태수업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달과자와 우리밀보름달전병, 우리밀유정란전병, 구운유정란, 호두과자를 생산하는 눈비산농산의 가공시설을 둘러보고, 닭들의 사료와 사육환경 이야기를 들으며 계사로 이동했습니다. 바람과 햇빛이 통하는 넓은 공간에 암수가 함께 놀고 있는 계사를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좋은 환경에서 건강한 먹이를 먹고 자라는 닭에게서 얻는 유정란에 대한 신뢰와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계사만 있는 줄 알았는데 농지가 많아 여쭤보니 사료가 될 농작물을 키우는 곳이었습니다.고구마 캐기 체험을 위해 준비한 장갑을 끼고 호미도 한 자루씩 나누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신이 났겠지만, 고구마를 처음 캐보는 어른들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준비해주신 식사를 맛있게 먹고 우리씨앗농장으로 이동하여 안상희 생산자님을 뵈었습니다. 농장 소개를 비롯하여 씨앗과 작물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어찌나 재미있고 힘 있게 말씀하시는지 듣는 조합원들 눈동자가 반짝거립니다. 쇠뿔가지, 재래종중파, 구억배추, 토종벼 등 농장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생산자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색도 모양도 조금은 특별한 토박이작물에 대한 애정이 막 솟아났습니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내용인데도 생산자와 만나고 직접 경험해보니 다르게 와 닿더라”는 농산물분과원의 소감에 한살림 조합원 활동의 의미와 도농교류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봅니다. 관계가 가까워지고 생산의 가치가 공유되면 자연히 한살림매장에서 만나는 물품 하나하나가 귀하게 여겨지겠지요. 글·사진 오희옥 한살림경기남부 농산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