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한살림매장이 차로 1시간 걸리는 곳,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는 매달 한번씩 조합원이 모입니다. 원삼마을모임에서는 조합원이 매달 돌아가며 마을모임 진행을 맡고, 집 한켠을 모임 장소로 내어줍니다. 지난 9월 10일, 주변이 논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마을을 찾았습니다.
울창한 나무 숲길과 논 사잇길을 지나 도착한 원삼면 두창리. 시간이 되자 하나둘 조합원이 모였습니다. 전교생이 110명 정도인 용인 두창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 중엔 한살림 조합원이 많아서 마을모임에도 자연스럽게 학부모 조합원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을 모임에서도 한살림과 이어진 마을 이야기와 학교 이야기가 오갑니다.
작년과 올해 이어졌던 ‘옷되살림운동’에는 두창초등학교 학생과 다른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옷되살림운동의 취지를 나누고, 파키스탄에서 배움을 갈망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는 일에 마음을 보탰습니다. 옷되살림운동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되도록 한살림 물품을 이용하고, 강연 등이 열리면 일회용컵 대신 개인컵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7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온 장민숙 조합원은 ‘7년 전에도 이미 마을모임이 있었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장은 멀어도 꾸준히 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마을모임에서 진짜 ‘마을 이야기’가 나눠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열린 마을모임은 김영선 조합원이 낸 ‘마을 영화제’에 대한 안건으로 시작했습니다. 환경에 대한 주제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기 위해 영화를 함께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 니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영화가 아닌, 보고 난 후 같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주제였으면 좋겠어요. 마을 학교 도서관을 빌려 가족이 마실하듯 나와 편하게 영화를 보면 어떨까요?” 김영선 조합원의 제안에 여러 의견이 오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될 경우 주의할 점, 공간에 대한 의견, 영화 주제, 일회성 행사인지 여러번 이어질 행사인지, 홍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행사 진행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나왔습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주제가 당장은 평범하고 재미 없는 주제 같아 보여도, 이런 활동은 단시간 결과를 보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이날 마을모임에서는 한살림이 처음 시작된 이유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단순히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한 매장으로서가 아니라,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만들고 생활 실천을 펼쳐가려면 조합원을 깊게 만나는 교육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한혜선 조합원은 “혼자 생각하고 실천하다 보면 느슨해질 때가 있잖아요.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사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마음을 다잡게 돼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게 되고, 환경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죠.”라고 말했습니다. 최옥진 조합원은 “여기에서 나누는 정보나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서 나누는 이야기와는 다른 것 같아요. 아이 학교는 옮겼지만 마을모임에는 계속 오게 되네요.”라며 웃었습니다.
터를 잡고 한살림 모임을 시작했던 이전 조합원들이 이사를 가고 구성원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한살림과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따뜻한 기운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합니다.